크리에이터로 살아남는 방법
콘텐츠로 내 이야기를 꺼내면 생기는 기회는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쓸모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2026.08.23

“콘텐츠로 내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에 없던 기회가 생깁니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믿지 않았습니다. 구독자가 수십만 명쯤 되고 유명해지면 당연히 그렇겠지만, 그게 아무나 되나요. 유튜브를 시작한 지 1년도 안 된 저에게는 그저 덕담처럼 들렸습니다.
지금은 생각이 반대입니다. 정말 기회가 생겼습니다. 평생 볼 일 없을 것 같던, TV에서만 보던 분에게서 연락이 왔으니까요. 그런데 그 이유를 곱씹어 보니, 콘텐츠가 주는 진짜 기회는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 같은 사람도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발견하는 것이었습니다.
스레드 댓글 하나로 시작된 만남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 돈 주고 산 음반이 신화 2집이었습니다. 얼마 전 바로 그 신화의 김동완 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지금 다시 이야기하려니 실화인가 싶지만, 실화입니다.
원래 팬으로 연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평소처럼 스레드에서 이곳저곳 댓글을 달며 놀다가, 누가 봐도 끼어들기 좋은 ‘댓글 놀이터’가 열린 글을 보고 저도 슬쩍 참전했습니다. 그런 글은 다들 원글보다 댓글 구경하러 가잖아요. 그래서 그때까지만 해도 글쓴이가 김동완 님인 줄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제 댓글에 답글이 달리고, 고맙다고 하려다 다시 보니 뭔가 이상했습니다. 진짜요? 제가요? 왜요? 그렇게 만나자는 제안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운이라고만 넘기면 다음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기쁘고, 운이 정말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100% 운은 아닙니다. 유튜브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없었다면 그런 운도 작용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래서 ‘역시 유튜브 하길 잘했다’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하면 그것도 설명이 안 됩니다. 유튜브를 한다고 다 이렇게 되는 건 아니니까요. 이렇게 작은 채널을 왜 좋게 봐 주셨을까. 순전히 운으로 단정하고 넘어가면 그다음이 없습니다.
행운이 통과하는 문이 있다면, 내가 어떤 노력을 어떻게 한 부분이 그 문이 되었는지 찾고 싶었습니다. 그걸 찾으면 개선할 수 있고, 반복될 여지가 생기고, 무엇보다 이렇게 여러분과 나눌 수 있습니다. 약속한 날 서울에 일찍 도착해서도 계속 그 생각만 했습니다.
알고리즘은 구독자 수가 아니라 결을 따라갑니다
김동완 님이 도착하고 실제로 뵙고 나서야 현실이라는 실감이 났습니다. 그날은 역시 스레드에서 알게 된 두 분과 함께 네 명이 커피챗을 했습니다. 각자 고민하는 지점, 삶의 화두로 삼고 있는 것, 어떻게 살아남으면서 나다움을 지킬지 같은 이야기가 오가면서 중요한 힌트를 얻었습니다.
제 채널은 콘텐츠를 만들고 1인 사업을 키워 가는 과정을 다루지만, 바탕은 전부 제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망하고, 이혼하고, 큰 빚을 졌지만 그럼에도 나답게 사는 태도를 지키려는 이야기입니다. 구독해 주시는 분들도 대부분 그런 분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이야기를 나누며 느낀 건 ‘결’이었습니다. 살아온 삶과 환경은 전부 다르지만,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비슷했습니다. 각자 잃어버린 것도 있고 실패나 결핍도 있지만, 그럼에도 지금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한다는 점에서 지향점이 닮아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런 생각을 가진 분이라면, 그분의 유튜브 피드에 저 같은 사람의 영상이 충분히 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튜브 피드는 귀신같이 내 관심사를 따라갑니다. 늘 구독자가 많고 조회수가 터진 영상만 보여 주지 않습니다. 나와 결이 맞을 것 같은 영상을 보여 줍니다.
실제로 김동완 님도 제 채널이 지금보다 더 작을 때부터 영상을 봐 주셨다고 했습니다. 구독자가 더 적을 때부터 피드에 떴다는 건 태도와 사는 방향에 대한 관심사가 맞았다는 뜻입니다. 관심사가 아니었다면 영영 몰랐을 것이고, 식별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채널에서 저를 이렇게 드러내기로 한 게 정말 잘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 앞에서 내 쓸모가 보입니다
더 중요한 건 커피챗이 끝난 뒤에 알게 되었습니다. 모처럼 서울에 나온 김에 시장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면서, 그날 무슨 이야기를 나눴고 무엇을 배웠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혼자 차분히 복기해 봤습니다.
비슷한 관심사로 누군가를 알게 되는 접점이 생겼다는 건, 고민의 결이나 해결하려는 문제가 대부분 비슷하다는 뜻입니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그중 몇 가지는 나도 예전에 고민했던 것이거나, 이미 해결해 본 것입니다. 내가 도울 수 있는 것, 내가 쓸모 있는 자리가 보이는 것입니다. 이걸 알게 됐다는 게 정말 기뻤습니다.
그날 대화에서도 저에게는 너무 당연하고 익숙했던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고, 덕분에 자신감이 많이 생겼습니다.
이건 구독자가 많고 채널이 커야만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고민을 어떻게 해결해 가는 중인지 밖으로 꺼내 드러낸 덕분에 접점과 기회가 생겼고,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을 만나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을 찾은 것입니다. 이런 발견이 나를 팔리게 만드는 아주 강력한 실마리가 됩니다.
행운이 통과하는 문은 나를 드러내는 데서 열립니다
정리하면, 제가 찾던 행운이 통과하는 문은 구독자 몇 명, 조회수 몇 회가 아니었습니다. 나를 밖으로 꺼내 드러내고,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 목적지가 같은 사람을 발견하는 데서 열리는 문이었습니다.
콘텐츠로 내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에 없던 기회가 생긴다는 말은 확실히 맞았습니다. 다만 흔히 떠올리는 떡상하고 유명해지는 기회가 아니라, 나 같은 사람도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된다는 걸 발견하는 기회였습니다.
- 구독자 수십만 명이 되어야 생긴다
- 구독자는 숫자로 보인다
- 운으로 설명하고 넘어가게 된다
- 작은 채널이어도 결이 맞으면 닿는다
- 한 명 한 명이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다
- 그 접점이 누군가를 도울 기회가 된다
나를 드러낼수록 같은 고민을 하거나 같은 방향으로 살아가려는 사람을 만날 확률이 조금씩 높아집니다. 구독자가 10명이든 100명이든, 그 한 명 한 명이 숫자가 아니라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는다면, 그 접점은 어떻게든 그분들을 도울 기회가 됩니다. 이번에 배운 가장 큰 것입니다.
같은 고민을 가진 누군가에게 먼저 닿아 보세요
이 글을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 중에도 저와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은 없지만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문제를 풀어 가려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작든 크든 무언가를 잃어 봤고, 큰 성공을 거둔 것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나다움을 잃지 않고 자기 방식대로 살아남으려는 분들이겠지요.
어디 사는 누구신지 모르지만, 그런 분들이 이 글을 읽고 있다고 생각하면 힘이 납니다. 다 망하고 나락에서 기어 올라가는 중인 저도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그래서 앞으로는 저와 같은 고민을 가진 분들을 실제로 돕고, 그 과정에서 함께 성장해 가는 이야기도 나눠 보려 합니다. 여러분도 지금 하고 있는 고민과 그걸 풀어 가는 과정을 밖으로 꺼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이야기가 같은 고민을 가진 누군가에게 닿는 순간, 여러분의 쓸모도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유튜브 〈김단고의 생존일지〉 39화를 글로 옮긴 것입니다. 유튜브에서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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