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고의 생존일지

AI로 2주 만에 1인 사업 시스템을 만들고 내린 결론은 마케팅과 브랜딩입니다

2026.08.16

AI로 2주 만에 1인 사업 시스템을 만들고 내린 결론은 마케팅과 브랜딩입니다

AI가 없었다면 꿈도 못 꿨을 일입니다. 저는 개발자가 아닌데도 온라인에서 저를 파는 1인 사업 시스템을 완성하는 데 딱 12일이 걸렸습니다. 2주도 안 걸린 셈입니다.

그런데 다 만들고 나니 오히려 무서워졌습니다. 나 같은 사람도 이걸 만들었다면, 누구나 이렇게 찍어 내는 게 기본값이 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뜻이니까요. 다행히 매를 먼저 맞은 기분이 들어서인지, 앞으로 무엇으로 돈을 벌고 살아남아야 할지 방향이 바로 섰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AI가 만드는 생산성은 상품의 생산성이고,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고 식별되게 만드는 시간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AI를 잘 쓰는 것보다 마케팅과 브랜딩 자산을 쌓는 것이 훨씬 중요해집니다. 17년 동안 이 일을 해 온 사람으로서 그렇게 생각하게 된 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2일 동안 만든 것은 진짜 사업용 웹사이트입니다

앞선 글에서 나를 파는 가장 작은 상점을 열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겉보기에는 특별할 게 없어서, 요즘 AI로 얼마나 잘 만드는데 이걸로 호들갑이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게 다였다면 저도 이런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건 예쁜 페이지가 아니라 회원, 주문, 결제, 예약, 환불은 기본이고,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회원 전용 VOD 강의와 컨설팅 개인 페이지까지 들어간, 실제로 매출이 발생하는 사업용 웹사이트입니다.

저도 작업량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서, 완성한 뒤 구현된 기능과 페이지를 목록으로 뽑아 개발자 친구에게 사람 기준으로 견적을 내 달라고 했습니다. 50공수쯤 든다고 하더군요. AI 없이 만들었다면 개발자 한 명이 두 달 반 동안 풀타임으로 일해야 하는 분량이고, 인건비로 치면 2천만 원 정도입니다.

현생을 다 살면서 남는 시간에 만들었습니다

더 놀라운 건 따로 있습니다. 이 기간에 가장 많은 시간을 쓴 일은 60페이지짜리 전자책을 쓰는 일이었습니다. 매주 한 편씩 올리는 유튜브도 미루지 않았고, 과외를 하며 생활비도 벌었고, 끼니마다 밥을 차려 먹고 설거지도 빼먹지 않았습니다.

말이 12일이지, 현생을 다 살고 남는 시간에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회사에 다니는 중이라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1년 전과만 비교해도 말이 안 되는 생산성입니다.

처음에는 자랑스러웠고, 곧 무서워졌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대단해 보였습니다. 저는 AI 때문에 밥그릇이 막막해져서 퇴사한 사람입니다. 이 채널의 두 번째 영상에서 “생산성이 늘어나면 혜택을 받는 건 근로자가 아니라 생산자”라고 말했는데, 몇 달 만에 그게 실제로 된 것입니다.

‘역시 내 결정이 맞았다, 퇴사하길 잘했다, 엄청난 무기가 생겼다.’ 개발자도 AI 전문가도 아닌데 말만 하면 다 만들어지는 세상이 왔으니 잠깐 우쭐하기도 했습니다. 아직은 AI를 챗봇으로만 쓰는 분이 더 많으니, 지금 더 잘 써서 격차를 벌려 두면 그걸로 먹고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얼마나 갈까요? 1년은 갈까요?

기술로 만든 격차는 결국 좁혀집니다

어려운 기술이 필요했다면 이런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 어떻게 만들었는지 설명하는 게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해 줘” 하면 딸깍, 그 수준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무서웠습니다.

남들에게는 AI를 잘 다뤄서 된 것처럼 포장할 수 있어도, 저 자신은 속일 수 없습니다. 너무 쉽게 만들었다는 걸 아니까, 다들 쓰기 시작하면 이런 건 특별할 게 없겠다는 생각이 올라왔습니다. 그래서 AI를 남보다 잘 써서 격차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아예 내려놓았습니다. 당연히 쓰긴 쓰지만, 그걸 무기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제가 만든 것도 6개월 전까지만 해도 AI가 아직 그 정도는 못 한다고 여겨지던 수준이었고, 하더라도 개발 지식이 있는 사람만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개발자가 아닌 저도 쉽게 합니다. 몇 달 더 지나면 얼마나 더 쉬워질까요. 기술적인 장벽은 점점 의미가 없어지고, 기술로 만든 격차는 결국 좁혀질 것입니다.

생산자가 늘어나면 마케팅과 브랜딩이 더 중요해집니다

예전에는 생산자가 된다는 것 자체가 큰 허들이었습니다. 웹사이트 견적 2천만 원은 농담이 아니라, 불과 2년 전쯤까지만 해도 현실이었습니다. 개인이 그런 돈을 쓰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진입 장벽이자 경쟁력이었습니다.

그 장벽이 사라지면 생산자가 늘어나고, 상품과 서비스가 쏟아집니다. 저도 최근에 이걸 피부로 느꼈습니다. 웹사이트에 결제 기능을 붙이려고 PG 심사를 접수했는데, 예전에는 길어야 1~2주 걸리던 심사가 지금은 기본 1~2달이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생산자가 늘어난다는 건 소비자의 선택지가 엄청나게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비슷비슷한 것이 넘쳐 나면, 내가 어떤 상품을 만들든 대부분은 사람들이 그게 있는 줄도 모를 것입니다. 운 좋게 알게 되더라도 바로 옆에 비슷한 게 많으니 굳이 나를 선택할 이유가 없습니다.

마케팅 바닥에 오래 있어서 하는 말이 아니라 당연한 이치입니다. 생산성이 오를수록 마케팅과 브랜딩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집니다. 모두 유튜브를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회사에 다니든 개인 사업을 하든 채널과 전략은 다르겠지만, 이 두 가지 기능의 중요성은 엄청나게 커질 것입니다.

12일 동안 제 인프라를 만들면서 막연했던 생각이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생산성이 터지는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사람들에게 나를 노출하고 식별되게 만드는 것, 즉 나에 대한 마케팅과 브랜딩 자산을 쌓는 것이 지금 당장 AI를 잘 쓰는 것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마케팅은 나를 발견할 접점을 쌓는 일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나에 대한 마케팅은 PR이나 광고라기보다 노출 그 자체입니다. 세상에 나에 대한 정보가 얼마나 깔려 있는지, 사람들이 우연히라도 나를 마주칠 접점이 몇 개나 있는지를 만드는 일입니다.

이 영상까지 제 채널에는 영상이 38개 있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발견할 수 있는 38개의 접점입니다. 어떤 분은 이 영상으로, 어떤 분은 채널 초기의 영상으로 저를 처음 만납니다. 이런 접점은 시간을 두고 히스토리로 쌓이는 것이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습니다.

12일은 줄어들어도 8개월은 줄지 않습니다

비교해 보면 바로 이해가 됩니다. 상품과 판매 퍼널을 만드는 데는 12일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지금 이 이야기를 보게 만들기까지는 8개월이 걸렸습니다.

12일은 AI가 발전할수록 점점 짧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8개월은 무슨 수를 써도 줄지 않습니다. 광고비로 노출을 살 수는 있지만 끄면 그만이고, AI로 하루에 영상 열 개를 올려도 그건 하루에 열 개 올린 사람일 뿐, 8개월 치 히스토리를 만들어 주지는 못합니다.

AI가 줄여 주는 시간, 못 줄이는 시간
상품은 12일, 나를 알리는 데는 8개월
12일
상품과 판매 퍼널 만들기
  • 회원 · 결제 · 예약 · 환불까지 갖춘 사이트
  • AI 없이는 개발자 한 명이 두 달 반
  • AI가 발전할수록 점점 짧아진다
8개월
나를 발견할 접점 쌓기
  • 매주 한 편, 영상 38개 = 접점 38개
  • 광고는 끄면 그만, 하루 열 개 업로드로도 못 만든다
  • 무슨 수를 써도 줄지 않는다
기술로 만든 격차는 좁혀진다 — 시간을 들여 쌓은 격차는 좁힐 수 없다.

12일 만에 만든 것에 의미가 생긴 이유는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8개월 동안 쌓인 접점 덕분에 봐 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모르는 상태였다면 12일이 걸렸든 하루가 걸렸든 누가 알아주겠습니까. 기술로 만든 격차는 좁혀지지만, 시간을 들여 콘텐츠로 쌓은 격차는 좁힐 수 없습니다. 제가 유튜브를 시작한 뒤 이사한 한 주를 빼고 매주 영상을 한 편씩 꼭 올리는 이유도 이것입니다.

접점은 대화할 기회의 절반입니다

하지만 접점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아무리 알려도 대부분은 ‘그렇구나’ 하고 지나갑니다. 38개의 영상이 남들과 비슷한 이야기였다면, 그건 38번 스쳐 지나간 것에 불과합니다.

마케팅으로 접점을 만든다는 건 누군가와 대화할 기회의 절반을 얻는 것입니다. 나머지 절반이 브랜딩입니다.

브랜딩의 판단을 AI에게 맡기면 평균이 됩니다

브랜딩 이야기를 다 하자면 끝이 없으니, 여기서는 AI를 브랜딩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만 이야기하겠습니다. 이 부분은 정말 ‘잘’ 써야 합니다. 저는 적어도 브랜딩에 관한 판단을 AI에게 맡기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없습니다. 잃는 게 너무 많습니다.

AI는 기본적으로 틀릴 만한 판단을 하지 않습니다. 맞는 말만 합니다. 그게 더 좋은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AI가 말하는 맞는 말은 통계적으로 가장 무난하고 평균적인 답이라는 뜻입니다.

게다가 그 질문을 나만 하는 게 아닙니다. 다른 사람도 똑같이 AI에게 물어볼 테고, 답은 비슷하게 나옵니다. 브랜딩은 결국 식별입니다. 나를 나답게 만들어 식별되려는 건데, 평균적인 대답만 하는 상대에게 특별해지는 법을 묻는 건 넌센스입니다. 누가 봐도 맞는 말을 하는 브랜드는 브랜드가 아닙니다. 옆 사람도 똑같이 할 수 있는 말이니까요.

합리적이라는 말은 브랜딩에서 함정이 됩니다

마음은 이해합니다. 방향을 모르고 헷갈릴 때는 틀린 판단을 할까 봐 무섭고, 그럴 때 AI의 답은 아주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설득력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더 위험합니다. 합리적인 판단, 합리적인 선택은 브랜딩에서 곧 뻔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AI 덕분에 고집을 지키는 비용이 싸졌습니다

예전에는 뻔한 걸 알아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남들과 다르게, 내 고집대로 하려면 비쌌기 때문입니다. AI 없이 만들었으면 2천만 원이었을 웹사이트를 떠올려 보세요. 그럴 돈이 어디 있겠습니까. 1~2년 전이었다면 저도 당연히 ‘합리적인 판단’을 했을 것입니다. 전자책을 만들었으니 전자책 플랫폼에 올리고, 강의를 만들었으니 강의 플랫폼에 올리고, 다들 하는 대로 했겠지요. 다른 선택지가 없었으니까요.

지금은 12일이 걸렸고, 도메인과 호스팅 같은 실비도 30만 원 정도였습니다. 그것만으로 온라인에서 나를 파는 내 본진이 생겼습니다. AI 덕분에 내 고집대로 할 수 있는 비용이 말도 안 되게 싸진 것입니다.

AI 이전과 이후
고집을 지키는 비용이 싸지자, 매출을 만드는 순서가 뒤집혔다
예전
상품 → 마케팅 · 브랜딩
  • 사업용 웹사이트 견적 약 2천만 원
  • 고집이 비싸서 다들 하는 대로 플랫폼에
  • 상품이 가장 오래 걸리는 일이었다
지금
마케팅 · 브랜딩 → 상품
  • 12일, 실비 30만 원 정도로 내 본진
  • 남의 눈치 없이 내 고집대로 할 수 있다
  • 접점과 식별에 드는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린다
마케팅 · 브랜딩 = 내 고집을 지켜 나가는 과정을 알리는 접점을 만드는 일

고집이 곧 브랜드의 방향입니다

고집대로 하는 게 맞다 틀리다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플랫폼이 나쁘니 반드시 자기 영역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도 아닙니다. 계산기는 당연히 두드려야 합니다. 돈을 벌려고 브랜딩하는 것이지 예술을 하는 게 아니니까요.

그래도 살다 보면 맞다 틀리다를 떠나 타협이 안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돌아가는 길 같아도 꼭 이 길로 가고 싶은 고집, 머리로는 알아도 마음이 허락하지 않는 것들입니다. 고집은 결국 남들이 틀렸다고 해도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에 대한 것이고, 그래서 나라는 브랜드의 방향성과 라이프스타일을 결정합니다.

예전에는 돈에 막혀 어쩔 수 없이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했다면, 이제는 AI 덕분에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내 태도와 고집을 지키며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브랜드를 식별하고 좋아하는 건 그게 평균적이고 합리적이어서가 아닙니다. 나와 결이 맞고 방향이 같은 사람의 태도와 신념을 보고 좋아하는 것이고, 그걸 가장 쉽게 드러내는 방법이 고집입니다. AI가 만들어 주는 합리적인 대답을 따라가지 말고, 확신이 없더라도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쪽에서 결과물을 만들어 보는 것. 그게 나를 식별되는 브랜드로 만드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매출을 만드는 순서가 뒤집혔습니다

정리하면, 앞으로 중요해질 마케팅과 브랜딩이란 내 고집을 지켜 나가는 과정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접점을 만들어 나가는 일입니다. 유튜브뿐 아니라 대부분의 비즈니스에 통하는 원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가 끌어올린 건 상품의 생산성입니다. 마케팅과 브랜딩에 들어가는 물리적인 시간은 그대로입니다. 예전에는 상품이 가장 오래 걸렸기 때문에 상품을 만든 뒤에 마케팅과 브랜딩이 따라왔지만, 이제는 그 순서가 역전되었습니다.

제가 퇴사를 결심한 것도, 상품보다 유튜브를 먼저 시작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지금도 일주일에 하나씩 접점을 만들고, 그 접점으로 저를 알게 된 분들에게 제가 이런 고집으로 이런 방향을 가는 사람이라는 걸 계속 알리고 있습니다.

맨땅에 만든 가게에 손님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정답인지는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틀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접점과 고집이 쌓인 결과가 전자책이 되었고, 나를 파는 스튜디오가 되었고, 온라인 상점이 되었습니다. 전자책 사전 예약 소식을 올리고 나서는 실제로 사람들이 상점을 구경하고, 회원 가입을 하고, 예약 버튼을 누르는 데이터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맨땅에 만든 작은 가게에 살아 있는 손님이 온다고 생각하니 울컥했습니다. 회사에서 남의 일을 하며 보던 숫자와는 의미가 완전히 다릅니다. 한 명 한 명이 너무 고맙고 신기합니다. 이걸 12일 만에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제 경력을 다 걸고 이 고집에 모든 걸 걸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기할 수 없는 고집 하나를 먼저 떠올려 보세요

이런 방향이 맞다고는 생각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이것만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그 길이 틀렸든 남들이 뭐라 하든, 지금 내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가장 나다운 고집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고집이 지금까지 돈이나 시간 때문에 포기하거나 미뤄 둔 것이라면, 이제는 그걸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유튜브 〈김단고의 생존일지〉 38화를 글로 옮긴 것입니다. 유튜브에서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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