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고의 생존일지

AI에 대체되지 않고 살아남는 법은 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2025.12.21

AI에 대체되지 않고 살아남는 법은 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AI 시대가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습니다. 특히 AI 때문에 밥그릇이 막막해진 30~40대가 정말 많을 것입니다. 신입도 아니고 핵심 관리자도 아닌 애매한 경력은 AI와 비교당하기 딱 좋으니까요.

그래도 AI가 무섭다는 건 그만큼 잘 써 봤다는 뜻이니, 이 글을 열어 보신 분은 이미 잘하고 있는 셈입니다.

3년, 5년, 10년 뒤에 무엇을 해 먹고 살 수 있을지 냉정하게 따져 본 제 결론은 하나입니다. 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왜 이게 답이라고 생각하는지, 어째서 이를 위해 회사까지 그만두고 인생을 걸었는지 그 과정을 적어 보겠습니다.

경력이 경쟁력이던 시대의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저는 17년 동안 마케팅, 브랜딩, 콘텐츠 분야에서 일했습니다. AI 때문에 막막한 건 모든 세대가 마찬가지겠지만, 저는 유독 80~90년대생이 크게 타격을 입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세대가 경력이 곧 경쟁력이던 시대의 끝자락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20대에서 30대까지 배우며 경력을 쌓고, 30대에서 40대 이후로는 그 경력을 써먹으며 그에 맞는 인건비를 증명하는 게 정해진 순서였습니다. 그런데 우리 나이대가 쌓아 온 경력, 이른바 짬바를 증명해야 할 시기에 슬금슬금 AI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무서운 건 AI의 가격입니다

AI 결과물이 100퍼센트 마음에 드는 건 아닙니다. 진짜 무서운 건 말도 안 되게 싸고 빠르다는 점입니다. 사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업으로서는 비용을 따질 수밖에 없고 비교 대상은 결국 인건비입니다. 제가 오너라도 AI를 잘 쓰지도 못하는 고경력 30~40대에게 연봉을 수천만 원 더 주면서까지 쓸지 의문입니다. 아마 안 쓸 것 같습니다.

뒤처지기 싫어 AI를 열심히 배웠더니, 제게 남은 일은 AI에게 시키고 검수하고 책임지는 것뿐이었습니다. 대체되는 미래가 너무 선명했습니다. 사람이 AI보다 일을 더 싸고 빠르게 할 수 있을까요? 없습니다.

AI를 더 잘 쓰는 공부는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일이었습니다

판이 크게 바뀔 때는 알아채는 순간 이미 늦습니다. 서둘러 대책을 세웠고, 선택지는 두 가지였습니다.

  • 1안. 시대에 순응해서 AI를 더 잘 활용하는 공부를 한다.
  • 2안. AI와 싸우지 않는 분야에서 AI가 못하는 일을 한다.

처음에는 당연히 1안을 골랐습니다. 지금까지 어도비나 오피스를 익혀서 살아남았으니, AI 공부도 같은 전략이 통할 줄 알았습니다. 실제로 초창기에는 먹혔습니다. 공부가 어려워서 아무나 따라오지 못했거든요.

배우는 속도보다 평준화되는 속도가 빠릅니다

그런데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AI는 좋아지면서 쉬워지는 속도가 너무 빨랐습니다. 배워서 성과로 바꾸는 시간보다 누구나 쓸 수 있게 평준화되는 시간이 더 빨랐습니다.

이 영상을 만들던 무렵 기준으로, 제가 당장 마케팅 현업으로 돌아간다면 바이브 코딩과 MCP부터 열심히 공부할 것 같습니다. 당장은 그걸로 성과도 낼 겁니다. 그런데 그 유통기한이 얼마나 될까요. 1년만 지나도 지금은 어려운 것들이 딸깍 한 번에 더 좋은 결과로 끝날 테고, 저는 똑같은 고민을 반복하겠지요.

점점 빨라지는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기분이었습니다. 특출난 사람들은 그 바닥에 남겠지만 그게 저는 아니었고, 20대들과 AI 실력으로 겨뤄 이길 자신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2안으로 돌아섰습니다.

AI 시대의 두 가지 선택지
배우는 속도로는 쉬워지는 속도를 이길 수 없다
1안
AI를 더 잘 쓰는 공부를 한다
  • 초창기엔 어려워서 먹힌다
  • 배워서 성과로 바꾸기 전에 평준화된다
  • 점점 빨라지는 러닝머신 위를 달린다
2안
AI가 못하는 일을 한다
  • 싸우지 않는 분야 → 사업소득
  • 못하는 일 → 맥락과 경험을 말하는 것
  • AI는 오히려 내 일을 돕는 도구가 된다

AI와 싸우지 않는 분야는 사업소득입니다

2안을 반으로 나눠서, ‘AI와 싸우지 않는 분야’와 ‘AI가 못하는 일’을 차례로 보겠습니다.

앞부분은 명확해서 따로 고민할 게 없었습니다. AI가 대체하는 건 ‘남이 나에게 시키는 일’입니다. 근로소득은 사용자 입장에서 비용이니 AI와 저울질을 당합니다. 반면 ‘내가 벌여 놓은 일’, 즉 사업소득의 영역에서는 AI에게 일을 시킬 수 있으면 오히려 이득입니다. AI 때문에 근로소득은 위험해지지만 사업소득은 안전하다는 뜻입니다.

3년, 5년으로 보면 아직 안전한 직업도 많습니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내려가지 않듯 인건비는 계속 오르고, AI는 갈수록 싸집니다. 지금 멀쩡한 직업도 언젠가는 역전당하고, 남은 자리는 경쟁이 엄청날 것입니다.

그래서 ‘AI와 싸우지 않는다’의 답을 사업소득, 즉 가치를 만들어 파는 일로 정했습니다. 돈이 없으니 재산소득은 애초에 선택지가 아니었습니다. 이 글은 유일한 소득이 근로였던 사람들을 위한 생존 방안에 가깝습니다.

AI가 못하는 일은 맥락과 경험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제 핵심인 ‘AI가 못하는 일’입니다. 못하는 걸 알려면 하는 것부터 알아야 하니, 흔히 떠올리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기준으로 보겠습니다.

제가 공부한 바로는, 생성형 AI는 ‘확률적 평균값’을 만드는 도구입니다. 데이터를 모조리 학습한 다음, 질문을 받으면 통계적으로 가장 ‘정답에 가까운’ 대답을 내놓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구조적으로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평균을 계속 예측해 나가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보와 지식만 놓고 보면 뛰어날 수밖에 없고, 이런 객관적인 데이터 싸움에서는 사람이 이길 수 없습니다.

이걸 뒤집으면 그곳이 사람의 영역이 됩니다. AI가 확률과 평균이라면, 사람은 그 반대편에서 맥락과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AI에 대체되지 않는 사람’은 주관적인 맥락으로 공감과 인사이트를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경력은 의미를 잃고 경험은 의미를 얻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마케팅 실무를 17년 넘게 한 저보다 AI가 마케팅 지식은 훨씬 뛰어납니다. 지식 면에서는 제 경력이 무의미합니다.

그런데 ‘사업이 망한 17년 차 마케터가 배달하면서 보고 느낀 마케팅의 원리’는 저만의 맥락과 경험입니다. 같은 경험이라도 살아온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른 인사이트가 나오니, AI가 근본적으로 따라 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경력은 의미를 잃어 가지만, 경험은 오히려 의미를 얻는 것입니다.

정보와 지식은 AI에게 묻겠지만, ‘저 사람은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같은 경험적 레퍼런스는 결국 사람에게 찾게 됩니다. 내 경험에서 우러난 생각이 무기가 되는 것입니다.

AI가 하는 일과 못하는 일
경력은 의미를 잃고, 경험은 의미를 얻는다
AI
확률적 평균값
  • 세상에 있는 데이터의 평균을 예측한다
  • 정보와 지식 싸움에서는 사람이 못 이긴다
  • “마케팅 지식”은 17년 차보다 뛰어나다
사람
주관적인 맥락과 경험
  • 같은 경험도 살아온 맥락마다 다른 인사이트
  • “저 사람은 그때 어떻게 했을까”라는 레퍼런스
  • “망한 마케터가 배달하며 본 마케팅”

그래서 저는 AI 때문에 밥그릇이 불안한 30~40대일수록 오히려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살아온 맥락이 있고, 경험과 인사이트, 자기 인생에 대한 회고가 어느 정도 쌓인 사람들이니까요. 할 말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대안을 실행 계획으로 번역하면 이렇게 됩니다

정리하면, ‘AI와 싸우지 않는 분야에서 AI가 못하는 일을 하기’에서 나온 제 대안은 이렇습니다.

나라는 맥락이 담고 있는 경험을 이야기해서 수익과 연결한다.

이 대안을 실제 실행 계획으로 옮기면 세 가지가 됩니다.

  1. 나라는 맥락 → 브랜딩. 주변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2. 경험을 이야기한다 → 콘텐츠. 허공에 대고 말할 수는 없으니, 결국 콘텐츠를 만든다는 뜻입니다.
  3. 수익과 연결한다 → 가치. 돈을 벌어야 생존하고 지속할 수 있으니, 콘텐츠에 가치를 담아야 합니다.
대안을 실행 계획으로
나라는 맥락의 경험을 이야기해 수익과 잇는다
1
나라는 맥락
→ 브랜딩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게 하는 장치
2
경험을 이야기한다
→ 콘텐츠
허공이 아니라 콘텐츠로 말한다
3
수익과 연결한다
→ 가치
지속하려면 콘텐츠에 가치를 담는다

제 미션은 이렇게 정했습니다

이걸 저에게 대입해서 미션을 만들었습니다.

17년의 브랜드 마케팅 경험을 내 삶에 적용해 나를 브랜딩하는 과정을 콘텐츠로 만들고, 사람들이 그걸 참고해 자기만의 브랜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돕는다.

방구석 망상이 아니라 실제로 준비해야 할 미래라고 보고 지금 실행하고 있습니다.

내 경험에서 할 말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앞으로 회사에서 해 온 브랜딩을 저 자신에게 시험하는 과정을 제로베이스부터 전부 공유하겠습니다. 그게 제 대안을 검증받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이 대안에 공감하시거나,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데 또는 이미 만들고 있는데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 가야 할지 막막하다면, 먼저 내 경험 중에서 나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저를 브랜드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쓸 만한 부분만 쏙 골라 여러분의 삶에 적용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유튜브 〈김단고의 생존일지〉 5화를 글로 옮긴 것입니다. 유튜브에서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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