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고의 생존일지
인생이 망한 것 같을 때, 반등보다 먼저 저점부터 다지는 3단계
2026.04.12

당장 한 달 생활비와 월세, 대출을 틀어막으며 버티는 것이 고작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한 달에 몇천만 원씩 번다는 사람들의 비결을 들어 봤자, 나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는 하나도 없습니다. 잠깐 힘이 나는 것 같아도 현실을 생각하면 당장 바뀌는 것이 없으니까요.
저도 망하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 막막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저 멀리 있는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최소한 지금보다 더 밑으로 떨어지지 않게 브레이크부터 밟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무엇이든 제대로 반등하려면 저점 다지기가 필수입니다. 아무리 망했더라도 여기가 바닥이라는 것만 확인하면, 무엇이라도 쌓아서 다시 올라갈 여지가 생깁니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한 가지를 멈추고, 두 가지를 시작하면 됩니다. 쉽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순서대로 따라가다 보면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으실 겁니다.
가장 먼저 숏폼부터 끊습니다
첫 단계는 숏폼을 끊는 것입니다. 도파민이나 뇌 건강 같은 흔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이유는 전혀 다른 데 있습니다.
어떻게 망했는지, 얼마나 막막하고 아픈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여기서는 제 기준으로 ‘자산이 마이너스인 상황’을 망했다고 하겠습니다. 다시 돈을 벌어 자산을 복구하려면 무엇으로 승부해야 할까요? 자본도 인맥도 없습니다. 망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본은 시간뿐입니다.
망한 사람의 시간이 더 비쌉니다
그런데 이 시간이라는 자본은 꽤 불평등합니다. 보통은 돈이 많은 사람의 시간이 더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반대라고 봅니다. 시간당 소득이 아니라 시간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돈이 많은 사람은 며칠을 쉬어도 타격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몇 시간만 쉬어도 그날 소득이 반토막 납니다. 똑같이 놀아도 치러야 하는 대가가 상대적으로 훨씬 큽니다.
회사에 다닐 때는 쉬는 동안에도 월급이 들어오니 잘 느끼지 못합니다. 지금 얼마가 됐든 수익이 있다면, 그 금액을 일하는 시간으로 한번 나눠 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한 시간 동안 하는 행동이 얼마짜리인지 계산해 보는 것입니다.
숏폼으로 날린 시간에 값을 매겨 봅니다
사람마다 다르니 여기서는 최저시급을 기준으로 하겠습니다. 이것을 시간의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처럼 값을 매길 수 없는 시간은 당연히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은 채 숏폼만 보며 흘려보낸 시간이 얼마짜리인지를 따져 보자는 것입니다.
놀 때마다 시간당 만 원씩 기회비용이 날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어떨까요. 사람은 손해 보기를 싫어합니다. 내 시간이 얼마짜리인지 알고 있으면, 숏폼으로 시간을 날리는 것이 실제 손해로 느껴집니다.
그러면 무엇을 하든, 지금 날리는 비용보다 기대가치가 높은 행동을 고르게 됩니다. 똑같이 쉬더라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것을 하면서 쉬면, 그 시간은 시간당 만 원 이상의 가치로 저축됩니다.
그다음, 귀찮은 일을 딱 하나만 해 봅니다
1단계에서 귀한 시간을 아꼈으니, 이제 그 시간을 어디에 쓸지 정할 차례입니다. 사실 어떤 행동이 나에게 이득인지는 우리 스스로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귀찮아서 안 할 뿐입니다.
바로 이 ‘귀찮음’이 포인트입니다. 나에게 이득인 줄 알지만 귀찮아서 미뤄 둔 것들 가운데 딱 한 가지만 해 보는 것입니다. 하루아침에 갓생을 살라는 말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전략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망했을 때 가장 위험한 것은 자기혐오입니다
인생이 꼬이고 완전히 망했다는 생각이 들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돈이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미워하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쓰레기 같고, 제대로 한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자기혐오입니다.
자기혐오는 멀쩡한 사람에게도 해롭습니다. 망한 상황에서 자기혐오까지 생기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저는 두 번 다시 그렇게 되고 싶지 않습니다.
이 악순환을 끊는 방법은 단순하지만 어렵습니다. 귀찮은 일을 하나만 하는 것입니다. 티끌만큼이라도 내가 나를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하나는 있어야 합니다. 누가 시킨 것도, 칭찬해 주는 것도 아닌데 내가 나를 위해 귀찮음을 이기고 이득이 되는 행동을 했다는 것. “그래도 내가 이건 할 수 있구나” 하고 느끼기만 해도, 지금보다 더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저에게는 그것이 밥을 해 먹는 일이었습니다
제가 배달 음식을 시키지 않고 매일 밥을 해 먹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솔직히 혼자 차려 먹는 일은 외로워서 싫습니다. 저는 요리가 좋아서 배운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차려 먹이고 예쁨받고 싶어서 배운 사람이거든요. 아무도 안 보면 대충 먹어도 되는데, 설거지까지 생각하면 얼마나 귀찮은지 모릅니다.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이득입니다. 밥값을 아끼고, 무엇보다 눈에 바로 보이는 결과물이 남습니다. ‘내가 뭔가 했다’는 증거가요.
요리가 정 어렵다면 다른 것이어도 괜찮습니다. 아침에 이불 개기, 책상 정리하기처럼 나에게 이득인데 귀찮은 일이면 무엇이든 됩니다. 중요한 것은 세상이 나를 억울하게 몰아붙이는 것 같은 상황에서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무언가를 작게라도 하나 만드는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다시 일어설 추진력을 기르는 훈련입니다
정리하면 1단계는 시간을 함부로 쓰는 것을 멈추는 것이고, 2단계는 그렇게 아낀 시간을 나를 위해 쓰는 것입니다. 나를 다스릴 최소한의 체력을 기르고, 다시 일어설 추진력을 만드는 훈련입니다. 그리고 이 두 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가장 중요한 3단계를 시작할 준비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무엇이든 글을 써 봅니다
2단계가 바닥을 평평하게 다지는 일이라면, 3단계는 그 위에 발사대를 세우는 일입니다. 이 글에서 가장 드리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무엇이든 상관없으니 일단 ‘글’을 써 보시기 바랍니다.
갑자기 웬 글쓰기인가 싶으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유를 들으시면 납득하실 것이고, 여기서 생각이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삶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망한 사람에게 남은 마지막 사다리는 콘텐츠입니다
자본금 0원, 자산 마이너스. 이렇게 완전히 망한 사람이 다시 돈을 버는 방법이 있습니다. 돈을 벌려면 무언가를 팔아야 하는데, 망했으니 팔 수 있는 것은 나 자신뿐입니다. 나를 상품으로 만들어 팔아야 합니다. 내 경험, 내 시간, 내 생각을요.
이렇게 나에 대한 모든 요소를 팔 수 있게 해 주는 매개체가 바로 콘텐츠입니다. 저는 이것이 망한 사람에게 남은 마지막 사다리라고 생각합니다. 망한 다음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까지 팔리게 만드는 수단이 콘텐츠 말고 또 있을까요. 유튜브만 조금 둘러봐도 그런 이야기가 상품이 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기 이야기를 꺼낼 줄 몰라서입니다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것은 다들 머리로는 압니다. 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시작을 못 합니다. 장비가 없어서, 편집을 못 해서 시작을 못 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은 자기 이야기를 할 줄 몰라서입니다. 내 주장과 생각을 밖으로 꺼내는 방법을 모르는 것입니다. 매번 ‘주제를 뭘로 하지’ 하는 고민이 생기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자기 생각을 말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보니, 그 일이 너무 낯선 것입니다.
내 이야기를 밖으로 꺼내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확실한 방법이 글쓰기입니다. 이것만큼은 제 경력을 걸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콘텐츠는 글쓰기에서 시작합니다. 몇백 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AI로 무언가를 만들더라도 내 생각을 글로 끄집어낼 줄 아는 사람이 훨씬 잘 만듭니다. 카메라를 켜자마자 말이 술술 나오는 것처럼 보이는 유튜버들도 대부분 글부터 씁니다. 대본이든 큐시트든 형태만 다를 뿐입니다.
주장 하나, 근거 하나면 충분합니다
그래서 콘텐츠로 나를 상품으로 만들고 싶다면, 먼저 내 생각을 끄집어내는 연습부터 해 보자는 것입니다. 머릿속에 있는 것을 하나씩 글로 꺼내며 글쓰기 근육을 키우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어려워 보이고 잘 쓸 자신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소설이나 에세이를 쓰는 것이 아니니까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딱 하나만 권해 드리겠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 하나, 그리고 그 이유 하나를 한 줄씩만 써 보는 것입니다.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것이 콘텐츠 글쓰기의 핵심입니다. 주장과 근거. 대부분의 글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익숙해지면 내 감정을 붙이고, 그래서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살을 붙여 나갑니다. 그러다 보면 그것이 내 의견이 됩니다. 이 글의 바탕이 된 영상도 ‘글쓰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에서 출발해 5천 자 분량의 대본이 되었습니다.
짧은 글부터 어딘가에 모아 두세요
당장 유튜브를 하기 어렵다면 스레드나 X처럼 짧은 글을 쓰는 SNS라도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좋아요나 팔로워는 신경 쓰지 말고, 내 생각을 꺼내서 어딘가에 모아 두기만 해도 됩니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조금씩 쌓이기 시작하면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살다 보면 재능이나 자본에 밀려 포기하고 실패하는 일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지만 글쓰기는 근육 같아서, 들인 시간만큼 늡니다.
무슨 생각을 하든 그것을 글로 끄집어내는 능력이 크리에이터의 진짜 시작점입니다. 유튜브를 하고 싶은데 어떤 주제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주제를 고민하기 전에 이것부터 해야 합니다. 내 안에 있는 것을 밖으로 꺼내는 힘이 없으면, 주제를 정해도 그것이 맞는지 스스로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볍게 들릴 수 있지만, 이것이 나중에 인생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어떤 콘텐츠를 만들든, 내 생각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만큼 강력한 레버리지는 없습니다.
세 가지는 나라는 상품을 팔기 위한 첫 준비입니다
각자 얼마나 망했는지, 얼마나 막막한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밖에서 보기에는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속으로는 곪은 사람도 많고, 저마다의 아픔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지금 같은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가진 돈이 한 푼도 없다면, 이 세 가지만큼은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 내 시간이 얼마짜리인지 알아차리기
- 아무리 귀찮아도 나에게 이득인 일을 하며 통제권 만들기
- 내 생각을 밖으로 끄집어내는 연습하기
단순히 갓생을 살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팔 수 있는 것이 나 자신밖에 없으니, 나를 상품으로 만들어 1인 기업을 세우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빌드업입니다. 저 같은 빡빡머리 아저씨도 이렇게 저를 팔아 보겠다고 나섰습니다. 여러분도 얼마든지 세상에 하나뿐인 상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당장의 일입니다. 오늘 주장 하나, 근거 하나를 써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잘 쓸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써 보신 글을 댓글이나 DM, 메일로 보내 주시면 답이 조금 느리더라도 피드백을 드리겠습니다.
다음 글부터는 본격적으로 ‘상품’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 가겠습니다. 유튜브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참고가 많이 되실 것입니다.
🎬 이 글은 유튜브 〈김단고의 생존일지〉 21화를 글로 옮긴 것입니다. 유튜브에서 영상 보기
➡️ 다음 글: 유튜브 수익화 전략은 ‘누구의 상품을 팔 것인가’부터 정해야 합니다 📘 주장과 근거에서 시작해 내 이야기를 팔리는 콘텐츠로 만드는 방법은 전자책 「내 이야기를 팔리게 만드는 콘텐츠 글쓰기 공식」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 전자책 보러 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