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로 살아남는 방법
1인 브랜드의 진정성은 내가 나를 먼저 좋아하는 데서 나옵니다
2026.01.11

차를 사러 가서 영업 사원 두 명과 상담했다고 상상해 보겠습니다. A 씨는 인터넷 매뉴얼과 똑같은 내용을 줄줄 외웠습니다. 친절했지만 일이니까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B 씨는 같은 차를 오래 탔다며 타 본 사람만 아는 경험을 들려줬고, 눈빛에서 그 차를 정말 좋아한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서비스와 가격이 같다면 저는 B 씨에게 삽니다. 이유를 묻는다면, 그 사람에게서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답할 것입니다.
1인 브랜드에게 진정성은 덤이 아니라 그 사람을 믿을 수 있는지를 가르는 기준입니다. 그리고 그 진정성은 내가 나라는 브랜드의 첫 번째 팬이 되는 데서 시작됩니다.
진정성은 좋아하는 마음이 새어 나오는 것입니다
1인 브랜딩을 기획할 때 자주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진정성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내 진심을 믿어 줄까.
저는 마케팅 일을 하며 힌트를 얻었습니다. 제휴나 협업을 검토하려고 다른 브랜드 담당자를 만나다 보면, ‘이 사람에게서 정말 진정성이 느껴진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애사심이나 프로 의식과는 조금 다릅니다. 그 사람이 자기 브랜드를 너무 좋아한다는 게 저에게까지 전해지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 눈이 반짝이는 사람처럼요.
그래서 회사는 직원부터 브랜딩합니다
브랜딩에 예산을 쓰는 회사들이 인터널 브랜딩, 즉 직원에게 하는 브랜딩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브랜드는 형태가 없고 결국 사람을 통해 전달되니, 직원이 브랜드를 좋아해야 그 가치가 고객에게 전해집니다. 내가 사기 싫은 물건을 팔면 손님은 귀신같이 알아채고, 같은 물건도 더 낮게 평가합니다.
좋아하는 마음은 행동과 태도로 드러날 수밖에 없고, 사람들은 거기서 진정성을 느낍니다.
- 카탈로그와 같은 설명
- 친절하지만 일이니까 하는 느낌
- 오래 타 본 사람만 아는 경험
- 눈빛에서 신난 게 느껴진다
나는 나를 좋아하고 있을까요
이걸 나에게 적용하려니 어려운 질문이 나왔습니다. 회사는 직원에게 브랜딩을 하는데, 나는 나를 좋아하는가?
내가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유튜브에서 나를 좋아해 달라고 하면 얼마나 우스운 일입니까. 내가 사지도 않을 물건을 남에게 팔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나라는 브랜드의 첫 번째 팬, 가장 먼저 영업해야 할 고객이 나 자신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도 집에 거울이 있습니다. 우울증도 심했고, 이렇게 생긴 아저씨가 나이는 들고 망하기까지 했는데 뭐가 예쁘겠습니까. 나를 좋아한다는 게 나르시시즘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진심으로 나를 좋아하게 되기까지는 아주 오래 걸릴 것 같아서, 저는 ‘나를 좋아하게 만드는 편법’을 하나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걸 적용하자 큰 변화가 두 가지 생겼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일 우리 집에 온다고 상상해 보세요
방법은 이렇습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정말 사랑하는 사람, 보고만 있어도 힘이 나는 이상형이 내일 우리 집에 온다고 상상합니다. 그러면 당장 방부터 치우겠지요.
이렇게 가장 좋아하는 사람에게 해 주고 싶은 일, 보여 주고 싶은 모습을 그냥 나에게 하는 것입니다. 정신 승리 같아도, 이렇게 살다 보면 정말 큰 변화가 생깁니다.
첫 번째 변화, 나만의 스타일이 생깁니다
최애에게 나쁜 걸 먹이고 나쁜 걸 보여 주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돈이 없어 비싼 건 못 해 줘도 할 수 있는 선에서 좋은 걸 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좋은 것’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책을 선물할지, 어떤 요리를 해 줄지, 벽에 무엇을 걸어 두면 멋있어 보일지 고민하며 하나씩 나에게 담다 보면, 내가 생각하는 좋은 모습들이 나에게 채워집니다. 그게 쌓이면 취향과 안목이 생기고, 나라는 브랜드의 ‘때깔’과 ‘스타일’이 됩니다.
브이로그를 보는 사람들은 그 스타일이 진짜인지 알아봅니다. 억지로 꾸며서 되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운 공간과 삶을 스스로 좋아할 때 보는 사람에게도 전해집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1인 브랜드는 진정성 있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변화, 포기하지 않을 힘이 생깁니다
어쩌면 이게 더 중요합니다. 유튜브에서 가장 힘든 건 촬영이나 편집이 아니라 숫자입니다. 반응이 없을 때, 지난 영상보다 이번 영상이 안 될 때 정말 힘듭니다.
그런데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조회수가 안 나온다면, “거봐, 네가 무슨 유튜브야” 하실 건가요? 아닐 겁니다. 다음 영상을 이어 갈 수 있게 격려하겠지요. 그 태도로 나를 대하면, 그게 목적지까지 한 걸음 더 가는 힘이 됩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인 내가 내 편입니다
힘들 때 끝까지 편들어 주는 사람이 많으면 좋겠지만, 없더라도 슬퍼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인 내가 내 편이니까요. 가장 든든한 아군인 나를 믿고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는 모습, 그게 진짜 나라는 걸 알리는 지점에서 1인 브랜드가 시작됩니다.
오늘 하루, 나를 최애처럼 대해 보세요
이 글은 나 자신을 정의하는 첫 단계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앞선 글에서는 내 감정을 발견하는 법을, 이번에는 나를 좋아하는 마음에서 진정성을 찾는 법을 다뤘습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온다고 생각하고 방을 치우거나, 밥을 차리거나, 스스로에게 격려를 건네 보시기 바랍니다. 그게 쌓이면 브랜드의 스타일이 되고, 끝까지 가는 힘이 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제가 스마트스토어를 크게 말아먹은 이야기와 함께, 나라는 브랜드의 세계관, 즉 관점에 대해 이어 가겠습니다.
🎬 이 글은 유튜브 〈김단고의 생존일지〉 8화를 글로 옮긴 것입니다. 유튜브에서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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