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로 살아남는 방법
돈이 되는 유튜브 콘텐츠 기획은 보는 사람의 가치에서 시작합니다
2026.03.15

유튜브를 막 시작했거나 준비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착각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걸 꾸준히 하다 보면 구독자도 늘고 돈도 알아서 따라오겠지.” 현업에서 일하며 경험한 바로는, 이만한 착각이 없습니다. 돈은 누군가를 알아서 따라와 줄 만큼 친절하지 않습니다.
유튜브를 취미나 일기장으로 한다면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한 달에 100만 원이라도 벌고 싶고, 나아가 콘텐츠로 먹고사는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면 ‘언젠가 벌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에 인생을 걸어서는 안 됩니다. 돈은 적극적으로 잡으러 다녀야 합니다.
그래서 콘텐츠를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한 조건은 돈이어야 합니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 돈부터 밝히는 것 같아 속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돈에서 출발해야 더 좋은 콘텐츠가 나오고 크리에이터도 성장합니다. 현업에서도 이것이 콘텐츠 기획의 핵심입니다.
돈을 번다는 것은 상대가 인정하는 가치와 바꾸는 일입니다
돈을 번다는 것은 내가 만든 가치를 돈과 바꾼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가치는 누가 판단할까요? 상대방입니다. 그러니 돈을 벌려면 상대방 입장에서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콘텐츠도 똑같습니다. 콘텐츠로 돈을 번다는 것은 그 안에 돈과 바꿀 만한 가치가 담겨 있다는 뜻이고, 그 가치를 판단하는 사람은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영상을 보는 분들입니다. 그러니 콘텐츠에는 내 기준이 아니라 보는 사람 기준의 가치를 담아야 돈과 연결됩니다.
제가 크리에이터를 콘텐츠 자영업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더라도 기획 단계에서 돈을 벌겠다는 의도가 분명해야, 보는 사람 기준으로 어떤 가치를 줄지 고민하게 됩니다.
일기장과 콘텐츠를 가르는 기준도 여기에 있습니다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내 기준에서 나에게만 가치 있는 이야기라면 그건 일기장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 것뿐이니 시청자가 볼 이유가 없습니다. 반면 똑같이 내 이야기를 하더라도 상대방 기준으로 만들어 상대에게 가치가 있다면 그건 콘텐츠입니다. 같은 말도 ‘어’ 다르고 ‘아’ 다르듯이, 가치는 늘 보는 사람 기준이어야 의미가 있고 돈으로 이어집니다.
‘가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라’라는 말을 다들 들어 보셨을 겁니다. 그 말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런데 가치 있는 콘텐츠라는 말은 참 막연합니다. 애초에 가치가 무엇인지부터 구체적으로 알아야 콘텐츠에 녹이든 말든 할 수 있겠지요.
새로운 가치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가치를 찾는다고 해서 아무도 생각 못 한 기발한 무언가를 떠올려야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런 천재였다면 유튜브가 아니라 진작 창업해서 투자를 받으러 갔을 겁니다.
저처럼 평범한 사람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시장조사입니다. 저는 유튜브에서 이미 콘텐츠로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가치를 담아 파는지 모아서 유형별로 나눠 봤습니다. 그러면 거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정리해 보니 신기하게도 돈이 되는 가치에는 공통된 유형이 있었습니다.
콘텐츠에 담을 수 있는 가치는 다섯 가지로 나뉩니다
가치는 워낙 방대하고 주관적이라 칼같이 나눌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기획을 하려면 가설이 필요하니, 저는 다섯 가지로 나눠 봤습니다.
- 지식. 다른 사람의 문제나 궁금증을 해결해 갈증을 풀어 주는 콘텐츠입니다. 나에게 경험이나 노하우, 기술이 있다면 이 가치가 더 높아집니다.
- 소속감. 무언가를 경험할 기회를 주거나 어떤 집단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자극하는 콘텐츠입니다. 챌린지나 멤버십을 상품화하기도 하고, 스트리밍에서 시청자와 함께 무언가를 하는 콘텐츠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 트래픽. 무언가를 아주 재미있게 하거나, 엄청나게 잘하거나, 노래를 잘하거나, 웃기거나, 어그로를 끌거나, 감동을 주거나. 어떤 형태로든 사람을 모으고 시선을 집중시키는 능력 자체가 상품이 됩니다. 다만 이 가치를 돈으로 바꿔 주는 쪽은 시청자보다 기업인 경우가 많습니다.
- IP, 곧 창작. 자기 노력이 들어간 저작물이나 창작물입니다. 템플릿이나 음원도 있고, 유튜브보다는 인스타툰 같은 분야에서 더 많이 보입니다.
- 큐레이션.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자기 기준이나 취향으로 정보를 골라 떠먹여 주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시간을 아껴 주는 것 자체가 가치입니다.
콘텐츠에서 돈으로 바꿀 수 있는 가치는 거의 대부분 이 범주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치는 여러 개를 겹칠 때 경쟁력이 생깁니다
가치를 딱 하나만 고를 수도 있지만, 그러면 남들도 다 하는 것이라 경쟁력이 없습니다. “내가 정보를 알려 줄게”는 지식 가치입니다. 이것만으로는 쉽지 않으니 다른 가치를 더해 봅니다. “이건 비밀인데 너한테만 알려 줄게.” 이러면 지식에 소속감을 더한 것이 됩니다.
엑셀을 정말 잘하는 사람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 엑셀 잘하는 법을 알려 주는 콘텐츠를 만듭니다. 지식 가치입니다.
- 그런데 재미가 없어서 공부하려는 사람만 조금 보고 맙니다. 고민 끝에 연습해서 엑셀 설명을 정말 재미있게 하게 됐습니다. 트래픽 가치가 붙었습니다.
- 채널이 잘돼서 엑셀 잘하는 법을 전자책으로 냈습니다. 지식 가치를 더 고도화한 것입니다.
- 그런데 전자책이 잘 안 팔립니다. 소비자가 납득할 가치가 아니었던 것이지요. 가치를 끌어올리거나 가격을 낮춰야 합니다. 이 사람은 전자책을 사면 직접 만든 매크로와 템플릿을 함께 주기로 했습니다. IP 가치를 더해 지식 가치를 크게 끌어올린 것입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다른 채널에 이 틀을 대입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그러면 같은 유튜브를 보더라도 시선이 달라집니다. 저 사람이 어떤 가치를 팔아서 어떻게 돈을 버는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소비자로 볼 때와는 완전히 다른, 생산자이자 크리에이터의 시선입니다.
내 키워드에 가치를 하나씩 붙여 보면 채널이 보입니다
이제 이 틀을 내 콘텐츠 기획에 써 볼 차례입니다. 제가 실제로 기획한 과정을 그대로 보여 드릴 테니 머릿속으로 함께 따라 해 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나에게 있는 키워드를 전부 꺼냅니다. 살아오면서 생긴 것이든, 직업이든, 취향이든, 장점이나 단점이든 나와 연결된 것이면 일단 다 던집니다. 저는 이랬습니다.
마케팅, 요리, 배달, 게임, 돌싱, 사업 실패, 애니메이션
그리고 하나씩 꺼내 가치와 붙여 봅니다.
배달을 꺼내 볼까요. 지식 가치를 붙이면 초보 배달원을 위한 팁이나 실수 방지법을 알려 주는 콘텐츠가 됩니다. 트래픽 가치를 붙이면 배달하며 겪은 에피소드나 썰을 풀 수 있습니다. 큐레이션도 유용하겠습니다. 배달을 하면 장비와 용품값이 줄줄 새니까, 계절별로 쓸 만한 장비를 골라 주면 중복 투자를 줄여 줄 수 있습니다.
게임도 꺼내 보겠습니다. 소속감 가치를 붙이면 스트리밍을 하면서 디스코드 서버를 열고 시청자와 내전을 해야 할 텐데, 저는 아싸라 못 할 것 같습니다. 탈락입니다. 게임을 아주 잘하거나 재미있게 해서 사람을 모으는 쪽은 둘 다 해당이 안 됩니다. 만약 게임을 주제로 잡았다면 큐레이션, 곧 신작 게임 프리뷰 채널을 했을 것 같습니다. 그것만으로는 경쟁력이 약하니 말하기 연습으로 트래픽 가치를 높이거나, 제가 게임 웹진에 오래 있었던 경험을 살려 전문적인 이야기로 지식 가치를 몇 방울 더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키워드와 가치를 하나씩 맞춰 보면 만들 수 있는 콘텐츠 아이디어가 쏟아집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탈락하는 것이 생기고, ‘이건 좀 할 수 있겠다’ 싶은 것이 남습니다. 제 경우에는 마케팅과 브랜딩이라는 주제에 지식 가치를 더한 콘텐츠를 하자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 중에 이걸로 먹고살 확률이 가장 높아 보였습니다. 지금 이 채널의 윤곽, 정확히는 콘텐츠 사업의 기획이 그렇게 나왔습니다.
배달 + 트래픽 → 썰
가치는 출발점이고, 차별화는 브랜딩이 만듭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콘텐츠에 가치를 담았다고 잘될까요? 아닙니다. 가치를 담았다고 특별해지는 건 아니니까요. 이것은 기본적인 출발점일 뿐입니다. 비슷한 콘텐츠가 너무 많으니 나를 식별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여기서부터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어떤 주제와 가치를 담을지 정했다면, 이제 그것을 어떤 태도로 어떻게 말할지를 생각합니다. 나라는 캐릭터의 서사, 스토리, 태도, 관점을 이 콘텐츠에 맞게 양념하는 것입니다. 브랜드 컨셉을 잡고 서사를 넣는 작업이 이 단계부터 녹아듭니다.
그렇게 정한 이 채널의 메인 테마는 이것입니다.
망한 삶을 되찾기 위해, 17년간의 브랜드 마케팅 경험으로 나 자신을 브랜딩해서 살아남는 과정을 알려 주는 이야기.
이 채널을 계속 봐 주신 분들은 눈치채셨을 겁니다. 채널이 정말로 이 테마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나라는 상품의 브랜드와 서사를 기획하고 그것을 콘텐츠로 만드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 드리고 있으니까요. 앞으로는 콘텐츠로 먹고살 준비와 상품을 만드는 과정도 나눌 생각입니다.
내 키워드로 가설을 세우고 부딪혀 보세요
이 모든 것은 어디까지나 기획이고, 기획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제가 나눈 다섯 가지 가치도 제 나름의 가설이고, 이 채널은 그 가설을 검증하는 무대인 셈입니다.
여러분도 각자의 키워드와 상황,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내 놓고, 거기에 어떤 가치를 담을 수 있을지 가설을 세워 부딪혀 보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유튜브 〈김단고의 생존일지〉 17화를 글로 옮긴 것입니다. 유튜브에서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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