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고의 생존일지
망한 인생을 다시 일으키는 건 희망보다 내가 가진 운을 나누는 능력입니다
2026.07.05

사람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망할지 모릅니다. 크든 작든, 대부분 한 번쯤은 망하거나 실패합니다. 중요한 건 그다음입니다. 망한 채로 살면 망했다는 결과대로 사는 것이고, 뭐라도 다시 시작하면 지금 망한 것도 한때의 과정이 됩니다.
그렇다면 망했거나 앞길이 막막할 때 다시 일어나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꺾이지 않는 마음, 희망, 노력, 긍정. 물론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 경우에는 그것만으로는 안 됐습니다. 그것만으로 다시 잘될 수 있다면 세상에 힘들게 사는 사람이 없겠지요.
냉정하게 말하면 의지는 지금보다 나빠지지 않게, 현실을 버티게 해 줍니다. 하지만 인생의 암흑기를 뚫고 나오려면 다른 무기가 필요했습니다. 제가 망하면서 찾은 그 무기는 이것입니다. 내가 살면서 쌓아 온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방법을 찾는 것. 운칠기삼이라는 말을 다시 해석하면서 알게 된 이야기입니다.
의지만으로는 계산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처음 보시는 분들을 위해 제 이야기를 조금 드리겠습니다. 저는 17년 정도 마케팅과 브랜딩 일을 하다 스타트업에 합류했는데, 그게 잘되지 않았습니다. 생존을 처음 자각한 건 빚이 3억이 됐을 때였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이혼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빚을 갚으려고 다시 회사에 다니면서 쓰리잡을 했습니다. 빚이 7천 정도로 줄어들고 나서야 간신히 미래라는 걸 생각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대략 계산이 나옵니다. 남은 빚을 다 갚으려면 얼마나 걸리는지, 다시 꿈꾸는 가족을 만들거나 재혼이라도 하려면 자산을 일으켜야 하는데 그때 나는 몇 살일지. 너무 막막했습니다. 회사 다니며 월급 받고 부업하는 것으로는 도저히 답이 안 나왔습니다. AI 때문에 지금 하는 일도 몇 년이나 갈지 모르고, 마흔에 다른 업종으로 옮기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상황을 뚫고 나올 무기로 고른 것이 나를 파는 1인사업이었습니다.
운칠기삼은 핑계가 아니라 1인사업의 정수였습니다
말은 쉽습니다. 팔면 되니까요. 그런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생각하면 막막합니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고 정해진 매뉴얼도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를 파는 사업을 설계하면서 가장 도움이 된 마인드셋을 하나 말씀드리려 합니다.
회사 밖에서 내 이름으로 직접 돈을 벌겠다면, 장사든 대행이든 유튜브든 전부 사업입니다. 사업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한 번씩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운칠기삼, 운이 70%라는 말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 말을 정말 싫어했습니다. 망했을 때 변명하는 말 같고, 금수저로 태어나면 끝이고 노력해 봐야 의미 없다는 말 같았습니다. 운이 없어서 망했다고 정신 승리할 때 쓰는 말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해석하기에 따라 이 말에는 1인사업의 정수가 다 들어 있었습니다.
운이란 내 의지로 어쩔 수 없었던 것들입니다
운이란 무엇일까요. 어떤 집에서 태어났고, 어디서 자랐고, 어떤 학교를 다녔고, 어떤 직장에서 무슨 일을 배웠는지. 내가 선택했든 아니든 노력이나 의지만으로는 어쩔 수 없었던 것들을 보통 운이라고 부릅니다. 나름대로 선택을 하긴 했지만, 그게 미래에 어떻게 될지 알고 계획한 건 아니니까요.
제 첫 직장은 게임 웹진이었고, 거기서 기자로 일했습니다. 글 쓰고, 사진 찍고, 영상 만들고, 조회수로 성과를 냈으니 지금 생각하면 그때부터 한 일이 콘텐츠 마케팅 그 자체였습니다. 그렇다고 그때의 제가 마흔에 유튜브를 할 걸 알고 계획했을까요? 아닙니다.
어릴 때 공부를 정말 못했습니다. 맨날 PC방에서 살았고, 취직할 때 대기업은 꿈도 못 꿨습니다. 그나마 좋아하는 게 게임뿐이라 여기저기 지원하다 간신히 한 군데 붙은 것입니다. 그냥 운이었습니다.
백종원 유튜브 채널을 기획한 것도 사실 운이었습니다. 제가 그 회사에 입사할 때만 해도 그런 일을 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일하다 보니 기획팀에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어서 맡게 된 것입니다.
불운도 결국 내게 쌓인 운이었습니다
이렇게 들으면 인생이 행운으로만 가득한 것 같지만, 사람에게 행운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때는 하는 일마다 잘 풀리니 다른 일도 잘될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망해서 빚더미에 앉았고, 이혼도 했고, 빚을 갚으려고 배달도 고되게 했습니다.
그런데 한 푼이라도 더 벌어 보려고 유튜브를 시작하자 ‘이렇게 쉬웠나?’ 싶었습니다. 콘텐츠를 어떻게 만드는지가 이미 머릿속에 다 있었으니 고민할 게 별로 없었습니다. 유튜브 채널도 키워 봤고, 무엇보다 사업을 하다 망해 본 경험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이런 것들을 나중에 유튜브에서 써먹게 될 줄 상상이나 했을까요. 이렇게 생각하니 얼마나 운이 좋은 건가 싶었습니다.
만약 예전처럼 ‘망했으니 조용히 빚이나 갚아야지’ 하며 회사 다니고 쓰리잡만 했다면, 이 운들을 그냥 썩혔을 겁니다. 찬란했던 과거의 기억으로만 남고, ‘한때는 잘나갔는데 지금은 배달하네’ 하며 살았겠지요.
그런데 유튜브를 하면서 나에게 있는 걸 밖으로 꺼내 팔기로 하자, 과거에 쌓은 것들이 무기가 됐습니다. 지금까지 쌓인 운을 써먹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기삼은 쌓인 운을 써먹는 능력입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있습니다. 운칠기삼의 ‘기삼’은 단순히 내 기술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살면서 나에게 쌓인 행운이든 불운이든, 그 운이라는 환경을 써먹을 수 있는 능력. 그게 진짜 기술이 아닐까요.
정리하면 운칠기삼은 ’70은 운이니 나는 30만 하면 된다’는 말이 아니라, 지금까지 쌓인 70%의 환경을 써먹을 수 있는 능력 30%라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 망하면 운이 없었다는 핑계가 된다
- 금수저면 끝이라는 체념
- 노력해 봐야 소용없다는 생각
- 70 · 행운이든 불운이든 살면서 쌓인 환경
- 30 · 그 환경을 꺼내 쓰는 기술
- 망한 경험까지 무기가 된다
제 멋대로의 해석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나를 파는 1인사업을 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내가 가진 70을 나누면 사업이 됩니다
어릴 때는 사업이 그냥 뭔가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돈 자체가 목적이 되면 정작 어떻게 벌지가 너무 모호해서 다들 막힙니다. 뭘 팔지, 어떻게 팔지에서 맴돌다 멈춰 버립니다.
그런데 내가 가진 70을 30으로 써먹는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니 힌트가 쉽게 나왔습니다. 내가 가진 70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입니다. 자선 사업을 하라는 게 아니라, 이게 실제로 사업적으로도 맞는 방식이었습니다.
제게 있는 70은 앞서 말씀드렸듯 운입니다. 20대에 기자로 일하고, 백종원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사업도 망해 보고. 미리 계획한 게 아니라 살다 보니 쌓인 것들입니다. 이걸 갖고만 있으면 그걸로 끝입니다. 아껴 둬 봐야 과거의 영광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누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콘텐츠를 어떻게 만드는지, 브랜딩은 어떻게 하는지, 망하면서 무엇을 배웠는지. 저에게는 너무 당연한 것들이지만, 이걸 나누다 보면 어떤 분은 간접 경험으로 자기 인사이트를 얻고, 어떤 분은 제가 사업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궁금해 구독을 누르고, 또 어떤 분은 돈을 내고서라도 제 시간을 사고 싶어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운으로 쌓인 70을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1인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렇게 접근하는 게 가장 좋다고 봅니다.
콩 한 쪽을 나누는 마음이 콩을 비싸게 만듭니다
어려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콩 한 쪽도 나눠 먹는다는 말이 있지요. 콩 반쪽을 나눠 주면 됩니다. 솔직히 그 콩을 팔아 봐야 얼마나 벌겠습니까. 그런데 가진 콩을 반이나 쪼개 줄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이 그 콩의 가치를 더 비싸게 만듭니다.
저에게 그 콩은 유튜브이고, 무엇보다 이번에 새로 이사 온 이 공간입니다. 운 좋게 쌓아 온 것들을 여기서 나누려 합니다.
쫓겨난 줄 알았던 이사도 다르게 보였습니다
집주인이 나가 달라고 했을 때는 이것도 운이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사를 하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운칠기삼에 대한 이 생각이 없었다면 여전히 쫓겨난 기분에 속상했을 겁니다. 하지만 1인사업의 핵심이 가진 것을 나누는 데 있다고 생각하니 느낌이 달라졌습니다. 이곳은 앞으로 수강생분들이나 구독자분들, 저와 콩을 나눠 먹을 분들이 찾아오기에 오히려 더 좋은 환경입니다.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아직 정리가 덜 됐지만, 이 공간에서 나를 파는 1인사업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는 다음 글에서 본격적으로 이어 가겠습니다.
버티는 힘 말고, 나눌 방법을 찾아보세요
지금 어떤 상황이든 다시 일어나는 데 노력과 희망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진짜 탈출구를 만드는 것은 내가 가진 것을 나눌 방법을 찾는 일입니다.
잠시 지금까지 내게 쌓인 70을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선택하지 않았던 첫 직장, 우연히 맡은 일, 망했던 경험까지 전부 포함해서요. 그리고 그중 무엇을 누구와 나눌 수 있을지 생각해 보세요. 거기서부터 나만의 30이 시작됩니다.
🎬 이 글은 유튜브 〈김단고의 생존일지〉 32화를 글로 옮긴 것입니다. 유튜브에서 영상 보기
➡️ 새 공간에서 1인사업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맨땅에서 1인사업을 시작한다면 콘텐츠로 내가 팔리는지부터 확인하세요 💡 내가 쌓아 온 경험을 콘텐츠와 상품으로 바꾸고 싶다면 → 클래스 소개 보기

